반응형 시241 수월가 (壽刖歌) 한참을 어두운 밤 속에서 울다 보니 문득 바라본 검은 바닥에는 나의 눈물이 고여있습니다 눈방울 하나에 별 하나, 눈방울 둘에 별 둘, 이렇게 담았다고 하듯이 눈물이 모인 눈물 웅덩이에는 수많은 별들이 잠겨있습니다 달마저 삼키고 소화해버린 채로 눈물에 섞어 내보내 버리면 눈물 웅덩이는 달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겠지요 달도 별인데 이름 하나 다르다고 귀한 취급을 받는 것이 이상하지만 너희들이 그러하니 나도 따를 수밖에 없지요 낡고 실밥이 튀어나온 옷소매로 새벽을 쓰다듬다가 소리 없이 잠에 듭니다 선이 짙은 사자 떼에 쫓기며 한없이 도망가다가 깨어나 버릴 것을 알지만요 2022. 3. 18. 사진에게 나를 위해 불태워버린 그대의 젊음 그 회색빛 잿가루 가득한 곳에 남겨진 설움을 나는 보았다네 나를 위해 참고 또 견딘 그대의 시절 그 붉은색 핏방울 가득한 곳에 남겨진 눈동자를 나는 보았다네 언젠가 그대가 떠나고 그대의 모습을 생각하려 노력할 때 이 잿가루가 도움이 될까 언젠가 그대가 죽고 그대의 얼굴을 떠올리려 노력할 때 이 핏방울이 증거가 될까 이제야 당신의 날들이 보여서 되돌릴 수 없는 젊음과 피워내지 못한 꽃이 지금의 내게는 너무 아파서 이제야 당신의 무게가 느껴져서 가득 새겨져 버린 주름과 갈수록 굽어가는 허리가 바라보는 내게는 너무 슬퍼서 2022. 3. 17. 사랑을 사랑을 잃었을 때 하늘이 조각나 무너져 내렸습니다 해 조각에 베이며 많은 곳을 데었고 구름 조각에 스치며 온몸이 젖었습니다 검은 밤 조각이 머리에 박혀 매일이 어두웠습니다 달,별 조각들이 두 눈에 잠겨 잠 이루지 못했으며 안개 조각에 베여 모든 것이 흐릿해졌습니다 사랑을 잊었을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늘은 푸르게 매일을 단장했고 해는 모든 것을 밝게 비추었으며 구름은 때때로 온기를 높이는 해를 막아주었습니다 검은 밤은 외로움과 쓸쓸함을 숨겨주었고 달,별은 그 속에 잠긴 이들을 위로해주었으며 안개는 원할 때 드리워주고 원하지 않을 때에는 조용히 물러나 주었습니다 2022. 3. 16. 투박하게 근심 하나 없이 내가 사랑한 그대에게 나는 남은 말이 없어요 지침 한 번 없이 내가 좋아한 그대에게 나는 못 한 말이 없어요 나는 그대에게 미소와 웃음과 기쁨을 드렸고 그 대가가 짧은 미소 한 번이어도 나는 행복했어요 나는 그대에게 마음과 감정과 사랑을 전했고 그 대답이 짧은 포옹 한 번이어도 나는 진정 행복했다는 말이에요 비록 내가 그대를 사랑한 만큼 그대가 나를 사랑해주지는 않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 사랑이라는 것은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이니까요 결국 내가 그대를 사랑한 만큼 그대가 나를 사랑해주지도 않았지만 나는 역시 후회하지 않아요 내 사랑이라는 것은 그대 하나만을 향해 나아갔으니까요 2022. 3. 15. 이전 1 ··· 55 56 57 58 59 60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