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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가 (壽刖歌)

by 장순혁 202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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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어두운 밤 속에서 울다 보니
문득 바라본 검은 바닥에는
나의 눈물이 고여있습니다

눈방울 하나에 별 하나,
눈방울 둘에 별 둘,
이렇게 담았다고 하듯이

눈물이 모인
눈물 웅덩이에는
수많은 별들이 잠겨있습니다

달마저 삼키고
소화해버린 채로
눈물에 섞어 내보내 버리면

눈물 웅덩이는
달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겠지요

달도 별인데
이름 하나 다르다고
귀한 취급을 받는 것이 이상하지만

너희들이 그러하니
나도 따를 수밖에 없지요

낡고 실밥이 튀어나온 옷소매로
새벽을 쓰다듬다가
소리 없이 잠에 듭니다

선이 짙은 사자 떼에 쫓기며
한없이 도망가다가
깨어나 버릴 것을 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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