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시241 그저 그런 그저 그런 이야기가 싫어서 그저 그런 사랑이 싫어서 그저 그런 내가 싫어서 그저 그런 게 싫어서 그저 그런 평범함이 싫어서 그저 그런 사랑이 싫어서 그저 그런 너가 싫어서 그저 그런 게 싫어서 그저 그런 내가 그저 그런 너를 그저 그렇게 보냈다 그저 그런 내가 그저 그런 너를 그저 그렇게 끊었다 그저 그런 줄 알았는데 그저 그렇지 않았다 그저 그런 나를 그저 그렇지 않은 너가 보낸 거다 그저 그런 나를 그저 그렇지 않은 너가 끊은 거다 그저 그런 나라서 그저 그런 이별을 한 것이다 그저 그렇지 않은 너는 그저 그런 이별을 하지 않은 것이다 2022. 2. 28. 봄날 여리고 어려서 언제나 숨고 싶던 나의 어릴 적 모습에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커다랗게 만개해있다 봄날이 떠나버리면 빨간 햇볕이 내리면 녹아내리지 않을 수 있을까 회색 바람이 불면 사라져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하얀 눈이 내리면 얼어붙지 않을 수 있을까 봄날이 떠나버리면 빨간 햇볕이 내리면 회색 바람이 불면 하얀 눈이 내리면 나는 버틸 수 있을까 져버린 순수함의 마른 꽃잎을 애써 손에 쥐면 나는 나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죽어버린 어린 나의 색 바랜 꽃잎을 애써 품에 안으면 나는 나를 탓하지 않을 수 있을까 2022. 2. 27. 봄날이 간다 한없이 온화하고 자애로운 봄날도 떠나는데 어찌하여 난 너가 떠나지 않으리라 자신했을까 어리석은 머리는 익숙해진 너의 자리와 너의 향기를 찾는다 너의 흔적을 샅샅이 뒤진다 곧이어 온몸이 땀으로 절고 힘이 풀린 다리 때문에 풀썩 주저앉아버리는 초라함만 남은 나의 모습 태양을 지나 낙엽을 거쳐 얼음을 뚫고 나면 다시 찾아올 봄날임을 알지만 결국 다시 끊나게 되는 것 아닌가 결국 다시 떠나갈 봄날이 아닌가 봄날이 간다 봄날도 간다 봄날 또한 간다 봄날 역시 간다 너가 간다 너도 간다 너 또한 간다 너 역시 간다 2022. 2. 26. 검은 잉크가 묻은 펜촉과 원고지 날카로운 펜촉에 검은 잉크를 묻히고 오래된 나무 책상 위 빨간 줄 그어진 원고지를 보고 있노라면 이리저리 부산떨며 원고지를 찾게끔 만들던 여리여리한 이야기가 막상 의자에 앉아 그 이야기를 적으려 하니 어여쁘지 않게 느껴집니다 텅 빈 원고지 앞에 검은 잉크가 말라가는 펜촉이 달린 펜을 잡은 나는 이제 무엇을 적어야 할까요 그대를 위한 편지를 적어볼까 아니면 일기를 적어볼까 고민하고 다시 고민하다가 나는 결국 시를 씁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며 내가 해야 하는 유일한 것인 시를 씁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가 떠올라도 원고지 위에 펜을 세우면 그 예쁨이 희석됩니다 그래서 결국 시를 쓸 때 느껴지는 이 감정이 즐거움인지 지겨움인지도 모를 만큼 시를 써왔습니다 2022. 2. 19. 이전 1 ··· 57 58 59 60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