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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작가79

새벽 너무 밝은 빛은 저의 몸을 태우니 그대 은근한 달빛 타고 제게 오셔요 이야깃거리 한 아름 품에 안고 창을 열어달라며 소리 높여 저를 불러주셔요 같이 누운 자리 머리맡에 조곤한 말들 정신없이 늘어놓아 좁은 방 안에 작은 샛별들 띄워주셔요 2022. 3. 23.
트리 눈물이 없는 곳에서는 사랑이 전부라 비록 불완전할지라도 사랑이 전부라서 그대의 그 다양하고도 수가 많은 질문에 나는 오직 하나의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네요 기쁨이 없는 곳에서도 사랑이 전부라 겨우 절반일지라도 사랑이 가득한 것이라서 그대의 그 수많은 갈래의 모양이 다른 질문에 나는 겨우 하나의 답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네요 그대와 나의 사이에 아스라이 쌓인 시간들은 기쁨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대와 나의 중간에 희미하게 덮인 순간들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제 이름을 알립니다 2022. 3. 22.
바람꽃 시린 바람 먹으며 자라는 바람꽃 한 송이 당신에게 보냅니다 당신 계신 곳이 어디든 더는 움츠러들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2022. 3. 20.
수월가 (壽刖歌) 한참을 어두운 밤 속에서 울다 보니 문득 바라본 검은 바닥에는 나의 눈물이 고여있습니다 눈방울 하나에 별 하나, 눈방울 둘에 별 둘, 이렇게 담았다고 하듯이 눈물이 모인 눈물 웅덩이에는 수많은 별들이 잠겨있습니다 달마저 삼키고 소화해버린 채로 눈물에 섞어 내보내 버리면 눈물 웅덩이는 달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겠지요 달도 별인데 이름 하나 다르다고 귀한 취급을 받는 것이 이상하지만 너희들이 그러하니 나도 따를 수밖에 없지요 낡고 실밥이 튀어나온 옷소매로 새벽을 쓰다듬다가 소리 없이 잠에 듭니다 선이 짙은 사자 떼에 쫓기며 한없이 도망가다가 깨어나 버릴 것을 알지만요 2022.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