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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꽃 노란 꽃이 피었어 그대가 알려주었던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네 그래서 나는 그냥 노란 꽃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그대가 있었다면 꽃의 이름을 불러주어 꽃도 기뻐했을 텐데 그대가 없으니 내게는 그저 꽃으로 불릴 뿐이야 그저 꽃으로 말이야 잠에 들고 아파하며 소리치면 그대는 없어 하루를 살고 절망하며 울어봐도 그대는 없어, 여전히 노란 꽃이 피었어 그대가 알려줄 정도로 이름이 있는 꽃이 피었어 그러나 그대가 없으니 나는 그저 노란 꽃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2022. 9. 2.
나비처럼 그대 어깨에 새겨진 나비는 꿀을 찾아 팔랑거리지 단 향이라면 어쨌든 좋다고 길을 찾아 떠나간다지 그대를 울리고 싶지는 않았어 나만 울면 되는 줄 알았거든 그대가 울 줄 알았다면, 그러면 나는 아마 멈추었을 테니까 그러나 그대는 울고, 또 울었었고 나는 홀로 남아 그대 울음의 무게를 홀로 짊어지려 해 그러니 그대는 울고, 또 운다 해도 나는 모조리 다 혼자서 짊어지고는 밝게 웃어보려 해 2022. 8. 29.
꽃밭에서 가시가 가득한 꽃밭 속을 헤매며 장미보다 붉은 피를 흘리고 해바라기보다 커다란 울음을 울었지 아름다움의 대가는 날카로운 옭아맴이야 그대는 알았나? 행복을 목표로 삼는다면 그 사이에는 불행뿐임을 그대 역시 알고 있었나? 달이 뜨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리라 해가 뜨는 곳을 절대 바라보지 않으리라 그러니 해가 있기에 달이 존재한다는 말은 두 눈을 감고 무시하리라 언젠가 꿈이 부서져 눈물처럼 내릴 때 후회를 해버린다면 더는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으니 2022. 8. 28.
어항 커다란 어항을 툭 툭 두드리네 어항 속의 금붕어들은 바늘로 찔리기라도 한 듯 툭 툭 움찔거리며 진동의 원인을 찾네 어두운 방 안에는 유리에 내 모습이 비쳐 나는 커다란 어항을 툭 툭 두드리네 유리 안의 내 모습은 무엇도 신경 쓰지 않는 듯 툭 툭 감정 없이 두 눈을 감았다 뜨네 어항이 깨지면 유리가 부서지면 지금이 바스러지면 지금과는 달라질까 2022.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