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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테니까, 부디 지구를 벗어나 달을 넘어 저 먼 우주를 향해 날아간다면 이곳을 떠나 삶을 피해 저 먼 우주를 향해 떠나간다면 지구에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 집이 잊혀지는 곳으로 지구에 남겨둔 분노와 후회들, 내가 지워지는 곳으로 날아간다면 떠나간다면 이 검은 감정들이 따라 날아갈까요 이 악한 마음들이 따라 떠나갈까요 누구도 볼 수 없는 곳에서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비우고 다시 돌아올게요 지구로 돌아올게요 그러니 나를 기다려줘요 아니, 나를 기다리지 말고 나를 잊고 지우다가 내가 돌아오면 그때 다시 나를 떠올려줘요 2022. 9. 19.
술자리 너와 내가 취할 동안 그대는 어디 있었나 너와 내가 힘든 삶을 살아가다 모든 걸 포기하고 술이나 잔뜩 마셨을 때 그대는 어디 있었냐고 우리는 값싼 술들로 우리의 목을 적셨지 우리들이 삶이 너무 힘들어서 그저 취하기만을, 생이 가벼워지기만을 바랐을 때 대체 어디에 땅속에 있었나 하늘 위에 있었나 어쩌면 우리 곁에 있었나 술 안에 있었나 노래 속에 있었나 그렇게 우리 옆에 있었나 노래는 종장을 향해 달려가고 노래가 끝이 나면은 술에 취한 우리들만 초라하게 남을 텐데 그대가 우리에게로 오지 않고 노래가 끝나버리면 술병들 옆에 드러누운 우리만 있을 텐데 2022. 9. 17.
내가 더 그 누구보다 강해지고 그 무엇보다 세진다면 부서져 버린 나의 이들을 더는 잃지 않겠지 그 누구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커다랗던 나의 눈물 어린 작별들은 이젠 사라져버릴 거야 내가 더 세고 강한 사람이었다면 헤어지지 않아도 됐을 그 소중했던 인연들 내가 더 강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면 잊으려 하지 않아도 될 그 아름답던 기억들 이마를 맞대고 절대로 떠나지 않겠다고 두 손을 맞잡고 절대로 홀로 두지 않겠다고 그 말들은 내가 그대들에게 했던 말일까 그대들에게 해야 했을 말일까 아니면은 그대들이 나에게 했던 말일까 그대들이 나에게 해야 했을 말일까 2022. 9. 15.
혼자, 홀로 공허하십니까 가질 수 없는 것들과 사랑할 수 없는 것들을 보며 그대는 공허함을 느끼십니까 외로우십니까 곁에 없던 이들과 사랑할 수 없던 것들을 보며 그대는 외로움을 느끼십니까 넓은 마음을 받아들이기에는 우리의 마음이 너무나 좁았고 커다란 사랑을 안아주기에는 우리의 사랑이 너무나 작았습니다 결과를 위해 원인을 만든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역설적인 존재 그들을 보며 사랑을 찾는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존재 우리라는 단어로 오늘 하루도 견뎌낼 수 있다면 거짓으로라도 매일 견뎌낼 수 있는 우리 2022.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