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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by 장순혁 2022.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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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고 어려서
언제나 숨고 싶던
나의 어릴 적 모습에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커다랗게 만개해있다

봄날이 떠나버리면

빨간 햇볕이 내리면
녹아내리지 않을 수 있을까
회색 바람이 불면
사라져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하얀 눈이 내리면
얼어붙지 않을 수 있을까

봄날이 떠나버리면

빨간 햇볕이 내리면
회색 바람이 불면
하얀 눈이 내리면
나는 버틸 수 있을까

져버린 순수함의 마른 꽃잎을
애써 손에 쥐면
나는 나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죽어버린 어린 나의 색 바랜 꽃잎을
애써 품에 안으면
나는 나를 탓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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