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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205

그대들에게 눈물이 아직 어른이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가 되는 세상에서 슬픈 그대들을 위해 나는 이 시를 적습니다 아픔을 잊고 버티며 견뎌야만 어른이라 불리는 이 세상에서 어린 그대들을 위해 나는 이 시를 바칩니다 옛날의 막대 사탕 대신 지금은 담배를 물고 있지만 세상은 그대들을 어리다고 합니다 옛날의 단 음료수 대신 지금은 술을 마시고 있지만 아직 진짜 어른이 아니라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흘러야 그대들이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계절들을 보내야 그대들이 진정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얼마나 더 참고, 다시 참아내야 그대들은 어른으로 될 수 있는 걸까요 슬픔에 울고 고통에 아파하는 그대들에게 나는 이 시를 보냅니다 사실, 사실은 그대들이라는 이름의 나에게 나는 이 시를 보냅니다 2022. 12. 6.
제목 같지 않은 사람과 다르지 않은 사랑을 한다는 건 이렇게나 슬픈 일이라 나는 우는가 봅니다 어렸고, 바보 같았고, 멍청했다는 말로도 그날의 나를 정확하게 탓할 수 없겠지요 이기적이었고, 두 눈 뜨고도 앞을 보지 못했기에, 그대의 사랑을 가늠할 수 없었어요 그대가 좋아하던 꽃을 쓸모없다며 짜증 내지 말고 그저 건네줄 것을 그대가 좋아하던, 함께 걷던 시간들을 멍하니 흘려보내지 말고 그저 행복하게 느껴볼 것을 나는 아직도 어리고, 바보 같고, 멍청하고, 이기적이고, 두 눈 뜨고도 앞을 보지 못하기에 내가 했어야 할 일을 부디 그대 곁, 그 사람이 해주기를 바라며 우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2022. 12. 5.
겨울이 온다 겨울이 온다 삶은 부서지고 텅 빈 거리는 황량하다 겨울이 온다 해는 스러지고 검은 거리는 적막하다 봄이 온다 한들 겨울이 뒤따를 텐데, 그 둘은 실로 이어진 관계이기에 해가 뜬다 한들 또다시 저버릴 텐데, 그 둘은 다르지 않은 하나이기에 겨울이 온다 불씨를 숨기고 얼어붙기 전에 꽃을 꺾어 품속에 간직하자 겨울이 온다 사랑을 감추고 무엇이든 모르는 척하며 버티고 견뎌내자 2022. 12. 1.
외로이 홀로 평온한 마음은 산을 닮은 것이 아닌 산을 따라 한 것이오 아마 그대도 알고 있을 텐데 올곧은 자세는 하늘을 본받지 않고 그저 흉내 낸 것이오 이미 그대도 알고 있을 텐데 어찌하여 내게 산을 닮은 마음을 가지라 하십니까 본인이 구름도, 해도, 달도, 되어주지 않을 것이면서 어찌하여 내게 하늘 같은 자세를 행하라 하십니까 본인이 구름도, 비도, 눈도 되어주지 않을 것이면서 우리 마주 본대도 같은 것을 볼 수는 없겠지요 우리 마주 앉아도 같은 곳에 있을 순 없겠지요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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