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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205

그날 그 밤 그저 보내달라며 그대는 나를 두고 가버렸지 그렇게 떠나가면 그저 그런 모습으로 그대를 그릴 수밖에 없다고 그대 날 혼자 두지 말라고 그날 그 밤 그리움 하나마저 그대가 챙기고 떠나버렸지 그렇게 멀어지면 그치지 않을 비 같던 그대도 그칠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2023. 1. 11.
삶 자체가 외람되고 허황하기 짝이 없는 질문일 때, 질문이라면 우리의 고작 다섯 남짓한 보기로 그 빈 답 칸을 채워낼 수 있을까 인생이란 땅에서 태어나 땅에서 죽는 것 인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늘과는 관련 없는 지리멸렬한 이야기 2023. 1. 9.
꽃이 전한 이야기 꽃잎이 브스스 바람에 흔들리며 말해주었습니다 그대가 울고 있다고 울음소리 행여 내게 닿을까 숨죽여 울고 있다고 나는 그 꽃을 꺾어 수더분한 꽃잎들로 나의 눈물을 닦았습니다 슬픔은 아무것도 아니라던 그대의 그 말들은 거짓이었던 걸까요 그대조차 울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대의 그 울음은 나의 울음과 그 시작이 같았을까요 아니라면 그 끝이라도 같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의 진정한 마지막일지라도 2023. 1. 5.
불꽃 잠시 뛰어올랐다가 멈칫 펑 뛰어올랐다가 다시 멈칫 펑 그리운 것은 그리지 못한 것 그려 보내지 못한 것 잠시 밝게 빛나다가 정적 끝 밝게 빛나다가 다시 정적 끝 부러운 것은 부르지 못한 것 불러보지도 못한 것 2023.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