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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205

숨 속에서 피어난 이름 없는 들꽃 숨을 쉬고 싶었어 몸 안의 뜨거운 것들을 내뱉고 몸 밖의 차가운 것들을 마시며 숨을 쉬고 싶었어 모두가 나를 바라지 않는데도, 모두에게 내 모든 것을 주면서 그러나 더는 숨을 쉬고 싶지 않아 공기를 내뱉음의 반복이 더는 어울리지 않아 그대도 알잖아 그러니 이젠 숨을 쉬고 싶지 않아 식물처럼 그대 한숨만을 나는 기다리고 싶어 그대도 알잖아 2023. 1. 27.
숨을 쉬어보자 너가 죽고 내가 울고 그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한참을 허둥대더니 당신의 품에 폭 안기었지 너는 죽고 나는 우니 그대가 뭘 할 수 있었겠어 당신을 찾아낸 것도 그대에게는 행운일 테니 씁쓸한 그림자와 겹치었던 시선이 아래로, 아래로 향하면 흔적일랑 하나 없이 모든 게 산산이 곤두박질치는데 왜 너가 죽고 내가 울고 있을까 왜 나는 죽지 않고 너는 울고 있지 않을까 숨을 쉬어보자 잠시만 잠시만이라도 좋으니까 2023. 1. 25.
ㅅㄹ이 ㅅㄹ에게 언젠가 너가 나를 찾을 때 나는 그곳에 없을 거야 그러니 지금 나를 찾아 두 손에 얼굴을 포개고 놓지 말아 부디 말이야 먼 옛날 내가 너를 찾을 때 너는 그곳에 없었으니 하루라도 빨리 찾을걸 아니, 애초에 사라지게 두지 말걸 내 후회처럼 너의 심장이 박동하는 소리는 언제나 나의 심장보다 느렸지 너도 알았을까 너의 영혼이 흔들리는 모습도 언제나 나의 방황보다 늦었지 너도 알았겠지 사랑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것은 제 몸에서 꺼내는 것 사람이 사랑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구슬픈 것은 영혼에서 때내는 것 2023. 1. 22.
새벽 새벽, 몸의 반도 나오지 않은 해가 손을 뻗어 고요한 정적을 쓰다듬어줄 때,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당신의 고른 숨소리. 난 그 소리가 좋아요. 2023.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