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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순리

by 장순혁 202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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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에 얽매이고
줄기에 기댄 채로
잎에 안도를 느낀다면
나는 풀인 걸까
꽃인 걸까
그것도 아니면
나는 나무인 걸까

시체와 거름을 양분 삼아
그것들을 내 몸으로 삼고
줄기를 굵게 만들고
잎을 풍성하게 피워내면
나는 더러운 걸까
깨끗한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나는 평범한 걸까

자연스러운 순리라는 것에
나는 자연스럽지 않음을 느끼고
순리를 벗어나고 싶음을 느끼는데

자연스러운 순리라는 것에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세상이 나를 잃는데도
세상은 슬퍼하지 않을 거야

내가 세상을 잃는데도
나는 슬퍼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세상이 나를 잃는 동시에
나도 세상을 잃는다면
세상과 나는,
나와 세상은
아마 슬퍼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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