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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겨울

by 장순혁 202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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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감정은 녹고
풀죽은 채로
언제나 올려다본
구름들의 행렬

겨울

감정은 얼고
시답잖은 듯
매일같이 삼킨
고드름의 끝

여름이 길어지면
나는 녹아버리고

겨울이 길어지면
너가 얼어버리겠지

여름과 겨울,
겨울과 여름 사이에
존재하는
봄과 가을은
완충재일 뿐이야

나와 너,
너와 나의 사이에서
닿지 못하게 하는
그것들이 이름을 갖고
버티는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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