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등단 작가155 비 오는 날 비가 내리는 날이면 티비를 켜보아도 소리가 텅 빈듯해 머지않아 신경질을 내며 끄고는 하염없이 창밖을 내다봅니다 이처럼 흐린 날이면 누구를 만난대도 영혼이 없는듯해 머지않아 화를 내며 떠나버리고, 그저 매일 창밖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계신 하늘도 나와 똑같은 하늘일까요 나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당신도 숨을 쉬고 계시는 건가요 당신도 저처럼 창밖만을 바라보는 중일까요 나와 같이 바깥을 보면서 진한 한숨을 내쉬고 있는 걸까요 너무 슬퍼지지는 않기로 해요, 우리 슬프지만, 슬퍼하지는 않기로 해요, 우리 너무 아파하지도 않기로 해요, 우리 아프지만, 아파하지는 않기로 해요, 우리 2023. 3. 6. 사랑이란 사랑이란 너무나 슬픈 것을 당신께선 알고 계시려나요 사랑이란 너무나 아픈 것을 당신께선 모르지 않겠지요 슬픔, 뿌리는 아이러니하게 기쁜 미소를 훔쳐 자랍니다 아픔, 근원은 아이러니하게 행복한 나를 빼앗아갑니다 모든 것의 어머니인 바다는 모든 것을 낳지는 않았지요 모든 것의 아버지인 하늘은 모든 것을 품지는 않았지요 흐릿한 기억 속 그 사람들은 칠흑 같은 망토를 걸친 채로 표정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비릿한 정적의 내음을 뿜어 모두를 춤을 추게 하고서는 그저 동작을 멈추곤 합니다 너무 멀리서 보지는 말아요 그들의 흔적 하나 찾지 못해 한참 기다릴 수도 있답니다 너무 가까이 가지도 말아요 당신의 흔적 하나 남김없이 다 삼켜버릴 수도 있답니다 2023. 3. 5. 바람처럼 그대는 바람처럼 내게 왔다가, 도로 떠나버리었다 슬픔도 바람처럼 내게 왔다가, 다시 떠나버리었다 그대는 바람인가 바람처럼 왔다가, 떠나버리었으니 슬픔도 바람인가 바람처럼 왔다가, 떠나버리었으니 그렇다면 그대는 슬픔인가 둘 다 바람처럼 불어오다 바람같이 떠났으니 그렇기에 그대는 슬픔이다 그대도 바람처럼 불다가 바람처럼 죽었으니 2023. 3. 3. 결국 너에게 나는 어떤 의미였을까 지금과는 다르게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상태에서 만났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사랑을 함께 구덩이 속에 밀어놓고서는 우린 서로를 탓한다 욕하고 짜증을 부린다 이유는 모른다 어쩌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버린 것일 수도 * 그럼 내게 넌 어떤 존재였는지 너는 알고 있을까 정말로 먼 곳에서 정말로 다르게 변한 채 만났다면, 오늘은 틀려졌을까 미련도 같이 구덩이에 덮어버리고서는 우린 서로를 말한다 탓하고 땡깡을 피운다 이유는 모른다 혹은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체 보내고 싶을 수도 2023. 2. 28. 이전 1 ··· 6 7 8 9 10 11 12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