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등단 작가155 옷장 속 먼지 덮인 외투 낡은 옷장의 문을 열고 바라본 그 안에는 먼지 덮인 외투가 있어 나는 그 위에 덮인 먼지를 툭툭 털고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 외투를 입었지 잠에 들고 싶었지만 억지로 나가야만 하니까 날 선 시간과 변해가는 공간으로 몸을 던져야만 하니까 아무것도 탓하지 못해 나는 나를 탓하네 나마저 탓해버리네 나의 삶은 원망을 떠넘기기의 반복이자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아이의 삶이니까 우리 미처 나누지 못한 인사와 악수, 포옹은 꿈속에서 나누자 입맞춤과 하룻밤 사랑까지도 다시 집에 돌아와 옷장 속에 외투를 넣어놓으면 다시 내가 용기를 얻을 때까지 외투 위에 먼지는 덮이겠지 2022. 7. 10. 명왕성 그대는 나를 그대 사람으로 품에 가득 안았다가 머지않아 나를 밀어버리면서 세게 넘어뜨리고 내팽개치네 그대가 나를 껴안은 날들이 만약 사랑이었다면 그랬다면 나는 넘어지더라도 이리 쓰러져도 웃었을 텐데 이제 그대는 없고 나는 검정 속에 홀로 남아 먼 그대의 빛을 눈으로나마 좇네요 갈수록 옅어지는 그대의 하얀 빛을 보면서 새까맣게 물든 나는 사라져가네요 2022. 7. 9. 우산 구름이 갠 뒤에도 우산을 내리고 싶지는 않아요 언제 또 비가 내릴지 모르니까요 파란 하늘 덩어리진 뭉게구름이 태양을 가릴 때마다 우산을 잡은 손에 힘을 쥐어요 내일이 오고 또, 내일이 와도 우산을 내리고 싶지는 않아요 어느새 젖어버릴 것을 아니까요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만 가는데 우산마저 없다면, 홀로인 채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아니까요 바람에 기대어 서서, 우산 아래에서 위도, 아래도 아닌 곳을 봅니다 위에서는 비가 내릴 테고 아래에서는 비가 고일 테니 위도, 아래도 아닌 곳을 보려 합니다 2022. 7. 8. 이전 1 ··· 36 37 38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