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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보며 봄이 왔음을 체감하다 강에는 벚꽃잎이 배라도 된 듯 떠다니며 서로 부딪히고 서로를 침몰시키고 지리한 강물 위를 번져가는 물감처럼 채우는데 겨울이 죽고 다가온 봄 그 봄을 제일로 잘 흉내 낸 모습이 이 모습인 것을 그 봄과 이 봄, 그리고 저 봄은 다르다 봄이었던 것과 봄인 것, 그리고 봄일 것은 다르다 2022. 4. 26.
우리가 알게 된다면 슬픔이 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우리가 슬프다고 느끼는 감정은 실은 허황된 거짓이고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면 실은 슬픔은 없고 슬프지 않음만 있는 것이고 실은 슬픔이 없는 세계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알게 된다면 * 아픔이 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우리가 아프다고 느끼는 마음은 실은 존재하지 않는 거짓이고 우리가 투박하게 발명해낸 것이라면 실은 아픔은 없고 아프지 않음만 있는 것이고 실은 아픔이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알게 된다면 2022. 4. 23.
청혼 나의 그대여 당신을 매 순간 행복하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당신을 단 한 순간이라도 불행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2022. 4. 22.
시간의 얼룩 떨어진 낙엽에도 서리는 내립니다 얇은 얼음장은 달빛에도 녹아 사라집니다 가장 높은 자리는 가장 쉽게 무너집니다 짙은 색은 간단히 지워집니다 날카로운 모든 것은 빠르게 무뎌집니다 소나무는 눈에 덮여도 빛을 잃지 않습니다 깊은 물 속은 얼지 않습니다 가장 낮은 자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옅은 빛은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뭉툭한 모든 것은 오래 그 형태를 유지합니다 시간의 얼룩이 묻은 손을 지워내고 싶습니다 시간에 묻은 손자국을 지워내고 싶습니다 2022.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