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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by 장순혁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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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벌레 소리
창밖에서
나지막이 들려오고

가냘픈 달빛
창밖에서
방 안을 둘러보는데

책상 위의
주황빛 조명은
하얀 종이조차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오직 검은 글자를 적는
검은 연필만이
제 색을 잃지 않습니다

책상 구석에서
재떨이를 꺼내고
담배를 입에 문 채
불을 붙이는 당신은,
혹은 당신이 아니라면 누군가는

한숨이 섞인
하얀 연기를
입으로 내뱉는군요

혹은 한숨을 가리려
하얀 연기의 속에 섞어
입으로 내뱉는군요

오늘도 당신 혹은 누군가의 밤은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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