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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by 장순혁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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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지기에

나의 사랑의 원인인
그대가 아니면

나의 사랑의 결과도
그대가 아닐 것이기에

불빛을 따라 나는
어리숙한 벌레들처럼

그대를 따라 걷는
어리숙한 나의 모습

같은 침대에
몸을 뉘어도

같은 곳에 있지 않은
우리이기에

바알갛게 물든 입술은
토해낸 피가 묻었기 때문이고

새하얗게 질린 얼굴은
이미 미래를 알아버렸기 때문이기에

값싼 하룻밤과
비싼 다음 날을
우리는 같은 가치로 지불한다

의미 없는 하루치 밤과
의미 넘치는 다음 아침을
우리는 다르지 않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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