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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는 어른

by 장순혁 2022.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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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사진을 찍어대며
행복한 하루를 생각하는 대신
눈을 쓸어야 한다는 귀찮음에
차라리 눈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나는 지금 정상적인 삶을 사는 걸까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

그토록 멋있고 빛나며
모든 것을 품에 안을 것 같았던
어른으로 되어가는 걸까

이런 게 어른이라면
어린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을 텐데

어쩌면 나는
돈으로 행복을 사기 위함이 아니라
돈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에
돈을 버는 것일지도 모른다

빌어먹을 돈
지폐 몇 장 혹은 카드 하나를 내밀면
무엇이든 살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삶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 삶 속에서 살기에
우리는 그런 인간이 되어버린다

그런 인간이 되기에
그런 어른이 되어버린다

그런 어른이 된 나는
그렇게 돈을 벌고 살아가며
그런 삶 속에 존재하려 발악을 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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