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작가192 미안해 미운 너는 어디서 왔길래 내게 이리 밉게 남았나 싫은 너는 어느 곳에서 왔길래 내게 이리 싫게 살았나 우리의 아니, 우리가 아니, 우리는 우리라는 주어를 받쳐줄 부사조차 정하지 못하고 이렇게 우니 그대와 나를 명명할 그 어느 잘난 이름이 생겨도 울음이 그치지 못하리 서로에게 악을 쓰며 소리치고 슬픈 목소리로 꾀어봐도 우리는 우리를 알기에 그래, 우리는 우리를 알고 있기에 식은 음식에서 눈을 떼고 식어버릴 술을 마신다 식은 사랑에서 마음을 비우고 식어있는 술을 마신다 2022. 3. 1. 그저 그런 그저 그런 이야기가 싫어서 그저 그런 사랑이 싫어서 그저 그런 내가 싫어서 그저 그런 게 싫어서 그저 그런 평범함이 싫어서 그저 그런 사랑이 싫어서 그저 그런 너가 싫어서 그저 그런 게 싫어서 그저 그런 내가 그저 그런 너를 그저 그렇게 보냈다 그저 그런 내가 그저 그런 너를 그저 그렇게 끊었다 그저 그런 줄 알았는데 그저 그렇지 않았다 그저 그런 나를 그저 그렇지 않은 너가 보낸 거다 그저 그런 나를 그저 그렇지 않은 너가 끊은 거다 그저 그런 나라서 그저 그런 이별을 한 것이다 그저 그렇지 않은 너는 그저 그런 이별을 하지 않은 것이다 2022. 2. 28. 봄날 여리고 어려서 언제나 숨고 싶던 나의 어릴 적 모습에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커다랗게 만개해있다 봄날이 떠나버리면 빨간 햇볕이 내리면 녹아내리지 않을 수 있을까 회색 바람이 불면 사라져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하얀 눈이 내리면 얼어붙지 않을 수 있을까 봄날이 떠나버리면 빨간 햇볕이 내리면 회색 바람이 불면 하얀 눈이 내리면 나는 버틸 수 있을까 져버린 순수함의 마른 꽃잎을 애써 손에 쥐면 나는 나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죽어버린 어린 나의 색 바랜 꽃잎을 애써 품에 안으면 나는 나를 탓하지 않을 수 있을까 2022. 2. 27. 굳이 나의 수줍은 마음이 녹아내리면 그 마음을 두 손에 받아 내게 주셔요 우리의 행복은 굳다가 녹기를 반복해 무뎌졌을 테니 투박한 음악이 흐르면 그 음을 따라 흥얼거리다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따라 적어주셔요 굳이 내뱉는 말과 굳이 껴안는 행동은 굳이 할 필요 없는 것들이지만 굳이 할 필요 없는 것들마저 굳이 그대에게 주고 싶어 굳이 나는 해요 민들레 홀씨 흩뿌려지는 그런 계절이 오면 우리 말없이 마주 보아요 우리 가만히 사랑해요 그대여 우리 그렇게 하도록 해요 2022. 2. 17. 이전 1 ··· 45 46 47 4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