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등단 작가155 나의 낡은 집 머나먼 시골 논과 밭의 사이엔 나의 낡은 집 논을 볼 때는 어렸었고 밭을 볼 때는 자랐었고 낡은 집을 보았을 때에는 어른이 되어있었네 그래서 떠나왔지 논이 싫고 밭이 싫고 낡은 집이 싫고 그 중 하나였던 내가 싫어서 도시의 불빛에 데이고 도시의 소란함에 잠 못 이루던 나 어느 샌가부터는 익숙해져 버린 도시에 적응해버린 나 문득 외로워져 도시에서 번 돈을 들고 찾아간 나의 고향 논은 바싹 메마르고 밭은 전부 썩어버리고 낡은 집은 부서져 버렸네 허망한 마음 한 가운데에 서서 문장을 되뇌이네 나는 단지 행복을 바랐을 뿐인데 나는 단지 행복을 바랐을 뿐인데 2022. 8. 8. 내일이 오면 조금은 달라질까요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 후 하고 불어보다가 거뭇하게 탄 부분을 바라보다가 냄새도 맡아보다가 원래 있던 곳에 놓고 저벅거리며 떠나갑니다 집으로 가야 하는데 집에 가기 싫어 해가 저물어갈 때까지 주변 골목을 배회합니다 노래도 불러보고 괜히 앉아도 보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남몰래 춤도 춰봅니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나서야 들어선 저의 집 빛과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곳이 저의 집 식어버린 밥과 말라비틀어진 반찬들로 식사를 준비합니다 대충 식사를 끝내고 뒷정리를 마친 뒤에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억지로 눈을 감습니다 오늘과 같을 내일임을 알지만 너무나 공허한 오늘이기에 내일에 기대를 가져봅니다 2022. 8. 7. 꽃밭에 누워 별들을 보다 낮의 꽃밭에 누워 밤의 별들을 보면 꽃과 별의 차이는 무얼까 홀로 고민하다가 꽃의 향기와 별의 빛에 취해 아무 생각 않기로 하죠 피어난 꽃은 언젠가는 지고 빛나는 별도 밤이 지면 따라 지는데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래요, 영원한 것은 없으니 우리는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이루려 노력하는 것이죠 저의 가슴에 안개처럼 스며든 희망이라는 것을 한숨과 함께 비워낼까도 생각해봤었지만 저의 가슴에는 아무도 없으니 희망정도는 담아도 될 것 같아서, 그래서. 저의 가슴은 유난히 습하네요 2022. 8. 5. 일곱, 아홉 불 하나가 필요해 밤을 버틸 수 있게 온기가 필요해요 내겐 불이나 온기, 아릿한 그림자가 절실히 필요해요 아무렇지 않은 듯 자존심을 버리고 받아들인 세상은 나를 가볍게 보고 집 없이 떠도는 날 계속해서 놀리며 비아냥거리는데, 나 홀로 있는 것을 짙게 무시하는데 나의 전부를 버려 내가 하나이기를 포기하여버리고 그들이 되기만을 바라고 또 바라고 원하고 또 원하며 그렇게 살았는데 어리석은 나한테 온기는 과분하죠 빛조차 과분하죠 2022. 8. 4.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