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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작가155

나비들의 춤 속에서 그대를 가끔 그리워하고 가끔 미워하다가 가끔 좋아하고 싶소 미소에 둘러싸인 채 그대를 나는 깊이 떠올리오 아픈 그대를 나는 떠올리오 * 그대를 가끔 그려도 보고 가끔 싫어하다가 가끔 사랑하고 싶소 눈물에 깊게 안긴 채 나는 그대를 깊이 떠올리오 그대를 기쁘게 나는 떠올리오 2022. 8. 3.
겹쳐지는 것에 대하여 발을 맞추기보다는 눈을 맞추는 것이 따라 걷기보다는 마냥 걷는 것이 눈의 끝을 따르는 것보다는 눈을 마주 보는 것이 마냥 이유 없이 걷는 것보다는 마냥 그대를 따르는 것이 그대를 위한 나의 예의이자, 예절, 마지막 담금질입니다 언젠가는 발맞추기보다 홀로 걷고 눈 맞추기보다 먼저 보고 따라 걷기보다 홀로 걷고 마냥 걷기보다 먼저 걷고 눈을 마주 보고 그대를 따르며 살아가는 것이 예의인 날이 올까요 예절인 날이 올까요 본디 담금질이란 차가운 물과 뜨거운 원석이 필요해서, 집게와 망치가 필요해서, 또한 거센 숨결과 커다란 땀방울이 필요해서 나는 이렇게 입을 가벼이 하며 그것들을 대비하는지도 모릅니다 헤어짐을 염두에 두고 사랑하는지도 모릅니다 2022. 8. 2.
지구에 남기고 온 이별 이별의 후폭풍은 남겨진 이들의 것 사랑이 휩쓸고 떠난 황폐하고 가물은 땅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밤이 싫어 떠나온 지구건만 우주는 언제나 새까맣다는 것을 우주에 온 이제야 알게 되었네 자그마한 새싹에 맺힌 새벽의 이슬을 만지고 싶다 어둠이 오더라도 다시 밝게 해가 뜰 것임을 확신할 수 있는 지구로 돌아가고 싶다 이 우주는 너무나 새까맣게 어둡고 차가워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아 아무것도 없는 이곳 나는 무엇을 바라서 모든 것들을 버리고는 이곳으로 왔나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이곳에는 정말 아무것도, 아무것들도 없는데 2022. 7. 30.
활화산 하늘까지 닿을 듯 솟구쳐오르던 불기둥이 결국 하늘에 닿지 못하고 곤두박질친다 불줄기를 피처럼 흘리며 다시 한번 불기둥이 하늘을 향해 솟구친다 그러곤 다시 넘어진다 하늘은커녕 구름도 잡지 못하고 갈라져 내리는 불의 깃털들 다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불기둥은 다시, 다시, 또다시 뿜어져 나온다 메마른 이가 강가를 찾는 심정보다 더 절실하고 찢어지게 닿지 못할 손을 뻗는다 한 번만이라도 저 하늘을 손에 쥘 수 있다면 푸르른 하늘에 빨간 얼룩이라도 튀게 할 수 있다면 2022.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