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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로 했잖아 그대여 슬퍼하지 않기로 했잖아 우리, 불행하지 않기로 했잖아 서로를 떠나고 또, 서로를 떠나면 우리는 기뻐하기로 했잖아 울지 말아 불행하지 말아 기뻐하기로 했잖아 그대의 아픈 하루를 마지막으로 지워줄 테니 다시는 나를 부르지 말아줘 우리 이별하기로 했잖아 * 그대여 사랑하지 않기로 했잖아 우리, 떠올리지 않기로 했잖아 서로를 지우고, 또 서로를 지우면 우리는 행복하기로 했잖아 울지 말아 떠올리지 말아 행복하기로 했잖아 그대의 시든 꽃들을 마지막으로 피워줄 테니 다시는 날 생각하지 말아줘 우리 작별하기로 했잖아 2022. 6. 29.
사랑은 안돼요 구름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날 저 두꺼운 뭉게구름의 위에는 번개를 내리는 신이 살고 있을 거야, 하며 내 상상은 날개를 펄럭였지요 구름이 뭉치고 다시 뭉쳐버리면 먹구름이 되어 비를 퍼부으며 우산이 없는 날 적시리라는 걸 알면서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었지요 내가 좋아하면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리라, 내가 사랑하면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리라고,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사랑을 받지 못해 그런 건가요 아니면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 그런 건가요 내가 백을 주면 그 사람도 내게 백을 주리라, 내가 천을 주면 그 사람도 내게 천을 주리라고,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여겼었던 나는 사랑을 모르기에 그런 건가요 아니면 사랑을 너무 잘 알기에 그런 건가요 오밤중에 가끔씩 그려지는 나의 마음속 그대를 그대는 알고.. 2022. 6. 28.
너였다면 내가 너였다면 울지 않았을 텐데 울기보다는 숨기를 택하여 우는 모습조차도 내게 보이지 않았을 텐데 내가 너였다면 묻지 않았을 텐데 묻기보다는 굶기를 택하여 묻는 시간마저도 포함하여 썩어갔을 텐데 바람이 흩어지기 전 향을 켜놓았다면 그 내음이 바람을 타고 전 세계로 향했겠지 나 홀로 깊게 숨었던 그곳에까지 닿아 그 내음을 들이쉬면서 너만을 떠올렸겠지 비록 이렇게 우리는 서로를 떠나갔지만 결국 이렇게 우리는 서로를 원망하지만 2022. 6. 24.
구름꽃 삶조차 버거워 꿈도 꾸지 못하는데 그대는 어찌 내가 다가와 지워질 꿈을 마음에 바알간 글씨로 적나요 해 질 녘의 오후 모난 글씨로 적힌 나의, 혹은 그대의 꿈은 얼마의 가치를 가지나요 가치는커녕 휴지 조각 하나보다 못할 초라한 나의 하루 이대로도, 이대로도 괜찮다면 이대로 살아도 되려나요 눈깜박임 하나에 지워질 사람이라면 말도, 이야기도 모두 의미 없이 사라져 바다 같은 연못을 헤엄치는 것일 텐데 눈물에 젖고 아픔에 몸서리치다가 슬픔을 받아들이며 고통에 죽는 사람들을 나는 너무 많이 봐왔어요 2022.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