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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by 장순혁 2022.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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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울면
나도 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니

너가 화를 내면
나도 화낼 수 있다는
짐작을 해본 적도 없니

너가 슬픈 만큼
나도 슬픈데
너는 그걸 모르는 것 같아

너가 힘든 만큼
나도 힘든데
너는 그걸 미워한 것 같아

술을 물처럼 들이키다
몸속의 눈물을 모조리 비우고
눈물 대신 술을 흘릴 때
눈이 따가워서
나는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어

모두가 그렇다고 여기다
마음 안의 감정들을 쏟아내고
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몸이 무거워서
나 역시도 한참을 기다렸다고

다가온 이별은
실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

그것을 모르는 체하며
어쩌지, 발만 구르다가
폭죽처럼 분리되는 너와 나

다신 가까워질 수 없는
불꽃과 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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