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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클어진 채 대충 묶은
하얗게 서리가 내린 머리와
반팔을 입으니 드러나는
수많은 상처와 멍자국들
왜 그렇게 많은 것들을 해쳤는가
어째서,
어찌하여,
나는 이곳에 머물려고 하는가
수건을 적셔
엎질러진 비눗물을
닦고 또 닦아도
비눗물 특유의
인조적인 향긋함이 나지 않아
문대던 수건을 휙 던져버린다
나침반과 지도를 믿지 말도록
믿음이라는 것은,
애초에 배움이라는 것은,
결국 뚱뚱한 소크라테스들만의 것이니까
울고 싶으면 울어도 됩니다
슬프고 싶으면 슬퍼도 됩니다
사랑합니다
그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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