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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by 장순혁 202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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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너는
어디서 왔길래
내게 이리 밉게 남았나

싫은 너는
어느 곳에서 왔길래
내게 이리 싫게 살았나

우리의
아니, 우리가
아니, 우리는

우리라는 주어를
받쳐줄 부사조차 정하지 못하고
이렇게 우니

그대와 나를 명명할
그 어느 잘난 이름이 생겨도
울음이 그치지 못하리

서로에게 악을 쓰며 소리치고
슬픈 목소리로 꾀어봐도

우리는 우리를 알기에
그래, 우리는 우리를 알고 있기에

식은 음식에서 눈을 떼고
식어버릴 술을 마신다

식은 사랑에서 마음을 비우고
식어있는 술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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