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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203

내가 아니라 내가 아닌 이와 내가 아닌 사랑을 내가 모르게 나눌 것이라면 내가 모를 때에 내가 모를 곳으로 내가 모르게 떠나가세요 슬픔을 응축시킨 것이 눈물이 아니라서 눈물을 흘리나요 외로움을 뭉쳐버린 것이 투정이 아니라서 투정을 내뱉나요 어느 곳에도 어느 때에도 그대가 있기에 나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어디라도 어떤 시간에도 그대가 있어서 나는 그대를 떠올립니다 후줄근한 결심은 너무 많은 것을 보내고 어리숙한 감정은 너무 많은 밤을 지새웁니다 2022. 3. 12.
낙원의 호수 가본 적도 없는 낙원에 가기 위해 낙원이었던 곳을 버리고 떠나간다 알지도 못하는 사랑을 찾기 위해 사랑했던 것을 버리고 도망간다 먼 훗날 오늘을 떠올릴 때 변명을 할 수 없지는 않다만 다만, 다만. 나중에 지금을 되새길 때 이유를 댈 수 없지는 않다만 다만, 다만. 돌과 부서진 나뭇가지를 모은다 바위와 커다란 나무토막을 모은다 그 무엇의 가치는 언제나 상대적이기에 기침과 가래가 섞여 호수 속으로 스며든다 호수의 물이 폐에 들어찬다 머지않아 머리까지 호수에 잠긴다 더는 걸을 수 없을 때까지 걸을 수 있는 축복이 내게 따르기를 기도하며 2022. 3. 3.
그저 그런 그저 그런 이야기가 싫어서 그저 그런 사랑이 싫어서 그저 그런 내가 싫어서 그저 그런 게 싫어서 그저 그런 평범함이 싫어서 그저 그런 사랑이 싫어서 그저 그런 너가 싫어서 그저 그런 게 싫어서 그저 그런 내가 그저 그런 너를 그저 그렇게 보냈다 그저 그런 내가 그저 그런 너를 그저 그렇게 끊었다 그저 그런 줄 알았는데 그저 그렇지 않았다 그저 그런 나를 그저 그렇지 않은 너가 보낸 거다 그저 그런 나를 그저 그렇지 않은 너가 끊은 거다 그저 그런 나라서 그저 그런 이별을 한 것이다 그저 그렇지 않은 너는 그저 그런 이별을 하지 않은 것이다 202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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