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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호수

by 장순혁 2022.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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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적도 없는 낙원에 가기 위해
낙원이었던 곳을 버리고
떠나간다

알지도 못하는 사랑을 찾기 위해
사랑했던 것을 버리고
도망간다

먼 훗날 
오늘을 떠올릴 때
변명을 할 수 없지는 않다만
다만, 다만.

나중에
지금을 되새길 때
이유를 댈 수 없지는 않다만
다만, 다만.

돌과 부서진 나뭇가지를 모은다
바위와 커다란 나무토막을 모은다

그 무엇의 가치는
언제나 상대적이기에

기침과 가래가 섞여
호수 속으로 스며든다

호수의 물이
폐에 들어찬다

머지않아 
머리까지 호수에 잠긴다

더는 걸을 수 없을 때까지
걸을 수 있는 축복이 
내게 따르기를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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