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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205

나의 이 사랑이란 글자를 보면 떠오르는 이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생각나는 이 해가 밝으면 날이 참 좋다고 말해보고 싶은 이 비가 내리면 우산은 챙겼느냐고 물어보고 싶은 이 나의 모든 말과 나의 모든 글, 나의 모든 시들의 주인공인 이 좋은 노래를 들으면, 좋은 영화를 보면 멋있는 풍경을 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다른 이들보다 먼저 떠오르며 생각나는 이 내가 행복하고 기쁘며 즐거울 때 그 모든 긍정적인 감정들을 나눠주고만 싶은 이 내가 사랑하는 이 2022. 9. 30.
저장 그대가 가진 마음에 비해 받는 사랑이 넘친다 해도 그대는 그 사랑을 저버리겠는가 없는 마음까지 모두 끌어모아 받으려 하지 않겠는가 그리워질 때까지 애태우며 울다가 까무러칠 바에는 차라리 마음을 부풀리다 찢어져 버리는 날이 와도 갈무리 하려 하지 않겠는가 마스크를 넘어 방독면을 덮어쓴 채 들이마시려 하지 않아도 사랑이라는 것은 느작 없이 달라붙어 흡수돼 소리 없이 스며드는 것이니 스러지며 사라지고 아프게 머물 사랑이라는 것이니 2022. 9. 27.
새벽에 새벽녘 골목에는 차게 식은 신문지와 흔들린 우유만이 존재를 알리고 해님이 뜨기 전에 미리 골목을 데우고 누군들 쉴 수 있게 자릴 마련 하네 차라리 웃으며 말을 걸었다면 이렇게 바보처럼 보이지는 않았을 텐데 차라리 웃으며 대답했었다면 이렇게 아무것도 아니지는 않았을 텐데 나쁜 웃음이 싫어 모든 웃음을 접었던 나를 용서해 주려나 슬픈 웃음이 싫어 모든 웃음을 찢었던 나는 용서가 되려나 아무도 모르게 흘린 눈물은 영원히 고이고 또 고이다가 바다가 되리라 아무도 모르게 닦은 눈물은 영원히 뭉치고 또 뭉치다가 구름이 되리라 2022. 9. 26.
회색 길 위 노란 꽃 노란 꽃은 씨앗마저 노랗지 않아 검거나 갈색의 씨앗을 흙에 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니 단지 노란 꽃잎 안고 피어났을 뿐이야 씨앗도 자기가 꽃일 줄은 알지 못했을 거야 슬쩍 건넨 외로움에 사랑이 딸려간 것도 모르고 있을 거야 차가운 회색 길 위에 왼쪽 귀를 대고 진동을 듣고 있어 쓰러진 건지 일부러 누운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귀를 대고 있어 땅이 그르렁댈 때 그 원인이 앞인지, 뒤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나는 이곳에 있어 아프게 생각하고 슬프게 빛나다 해맑게 저무는 해처럼 텅 빈 길거리에 가득한 침묵과 정적처럼 202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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