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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by 장순혁 202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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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골목에는
차게 식은 신문지와
흔들린 우유만이
존재를 알리고

해님이 뜨기 전에
미리 골목을 데우고
누군들 쉴 수 있게
자릴 마련 하네

차라리 웃으며
말을 걸었다면
이렇게 바보처럼
보이지는 않았을 텐데

차라리 웃으며
대답했었다면
이렇게 아무것도
아니지는 않았을 텐데

나쁜 웃음이 싫어
모든 웃음을 접었던
나를 용서해 주려나

슬픈 웃음이 싫어
모든 웃음을 찢었던
나는 용서가 되려나

아무도 모르게
흘린 눈물은
영원히 고이고
또 고이다가
바다가 되리라

아무도 모르게
닦은 눈물은
영원히 뭉치고
또 뭉치다가
구름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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