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시186 꽃이 전한 이야기 꽃잎이 브스스 바람에 흔들리며 말해주었습니다 그대가 울고 있다고 울음소리 행여 내게 닿을까 숨죽여 울고 있다고 나는 그 꽃을 꺾어 수더분한 꽃잎들로 나의 눈물을 닦았습니다 슬픔은 아무것도 아니라던 그대의 그 말들은 거짓이었던 걸까요 그대조차 울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대의 그 울음은 나의 울음과 그 시작이 같았을까요 아니라면 그 끝이라도 같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의 진정한 마지막일지라도 2023. 1. 5. 홀로 속삭임이 폭풍이 되고 날갯짓이 후회가 되면 떨어진 꽃다발과 멀어지는 두 사람, 그 발걸음의 무게 한낱 꿈이 현실이 되고 떠나감을 맞닥뜨리면 숨죽은 눈물들과 식어버린 두 사람, 그 작별들의 노래 함께 울자 차라리 같이 울자 차라리 너를 보고, 네 어깨에 기대어 내일을 볼 수 없는 게 아프다 네 곁에서, 너를 품에 안은 채 사랑을 할 수 없는 게 외롭다 2022. 12. 27. 관계, 우리처럼 손가락과 피아노의 관계 너와 나의 관계 심벌즈와 두 손과의 관계 나와 너의 관계 불이 없는 담배와 빛이 없는 그림자는 어딘가가 닮아있어 빛이 없는 새벽과 불이 없는 모닥불엔 무언가가 함께 있어 땅속의 벌레가 태어나면 하늘의 수리가 태어난다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고 모든 것과 모든 것은 쭉 이어져 있다 너와 나처럼 나와 너처럼 우리처럼 2022. 12. 19. 결국 꽃이 되었다가, 시들어버릴 이야기 뾰족한 씨앗도 시간이 지나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 땅 밖으로 자라난다면 그 날카롭던 제 모습을 숨기고 보드라운 잎사귀만을 세상에 내보이는 것 그 지리하고도 쇠잔한 생이여 그 아릿하고도 소멸될 삶이여 그대는 풀이 되고 꽃이 되고 열매를 맺었다가 저물고 지다가 시들어버리리라 나에게 그것은 커다란 슬픔이지만 그대에게도 그것이 과연 슬픔일까 그러나 나는 상관하지 않고 내 멋대로 슬퍼하고 아파한다 첫 모습의 그대를 떠올리며 그대는 동의하지 않는대도 나는 계속 내 멋대로 아파하고 괴로워할 것이다 2022. 12. 18. 이전 1 2 3 4 5 6 7 ··· 4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