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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잠시 뛰어올랐다가 멈칫 펑 뛰어올랐다가 다시 멈칫 펑 그리운 것은 그리지 못한 것 그려 보내지 못한 것 잠시 밝게 빛나다가 정적 끝 밝게 빛나다가 다시 정적 끝 부러운 것은 부르지 못한 것 불러보지도 못한 것 2023. 1. 1.
홀로 속삭임이 폭풍이 되고 날갯짓이 후회가 되면 떨어진 꽃다발과 멀어지는 두 사람, 그 발걸음의 무게 한낱 꿈이 현실이 되고 떠나감을 맞닥뜨리면 숨죽은 눈물들과 식어버린 두 사람, 그 작별들의 노래 함께 울자 차라리 같이 울자 차라리 너를 보고, 네 어깨에 기대어 내일을 볼 수 없는 게 아프다 네 곁에서, 너를 품에 안은 채 사랑을 할 수 없는 게 외롭다 2022. 12. 27.
꽃을 빌어 말하자면 꽃잎은 시들고 떨어지고 몇 송이의 꽃도 그러한데 꽃다발은 뭐가 다르겠습니까 전해줘도 다를 리 있겠습니까 그러니 나는 그대에게 꽃을 주지 않은 것이지요 꽃다발도 마찬가지로 그래서 나는 그대에게 후회만 남겨둔 것이지요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푸른 잔디 위에 하얀 눈이 덮이면 누렇게 변하는 법이니까 까만 저녁에게 시간이 불어오면 새벽이 되어버릴 테니까 예전과 같을 수는 없어도, 그것만으로도 사랑은 커져만 가겠지요 예전과 같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알지만 사랑은 다르지 않겠지요 2022. 12. 22.
멀리 떠난 그대에게 그을린 판다가 그려진 벽지 닫힌 문 그대 뜨거운 온수가 넘치는 욕조 새빨간 그대 끊긴 밧줄과 넘어진 의자만이 그대의 끝을 지켜주었구나 남은 신발과 차가운 강물만이 그대의 끝을 보아주었구나 그 끝에 후회는 남지 않았기를 이미 넘치는 후회들로 그대의 삶은 격정적이었으니까 그 끝에 미련도 남지 않았기를 이미 번지는 미련들로 그대의 생은 먼지 덮였었으니까 영원할 봄날에 벚나무 밑에 앉아, 기다려주기를 봄바람 맞으며 나, 그대에게 가면 또 웃어주기를 2022.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