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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사소함에 대하여

by 장순혁 202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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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의 뒤에는 그대가 있겠죠

내 젖은 머리칼을 말릴 수건과 새 옷을 손에 들고
이 비가 걷히기만을 기다릴 거예요

이 고통의 끝에는 그대가 기다리겠죠

내 상처를 닦아주고 치료해줄 약들을 손에 들고
내게 아픔을 주는 것들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릴 거예요

그러니 나는 한껏 비를 맞아도 기뻐요
있는 힘껏 아파도 괜찮아요
그대가 있잖아요

아무리 비를 맞아도 닦아줄,
아무리 아파도 상처를 치료해줄,
그대가 있잖아요

만약 이 먹구름의 뒤에 그대가 없다면

내 젖은 머리칼을 말릴 수건과 새 옷이 없이
이 비를 혼자 맞는다면

만약 이 고통의 끝에 그대가 없다면

피 흘리는 상처들과 느껴지는 아픔들을
그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면

나는 비 오는 날이 싫어질 거예요
상처들과 아픈 날이 싫어질 거예요
그대가 없잖아요

아무리 비를 맞아도 닦아줄,
아무리 아파도 상처를 치료해줄,
그대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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