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시241 낙원의 호수 가본 적도 없는 낙원에 가기 위해 낙원이었던 곳을 버리고 떠나간다 알지도 못하는 사랑을 찾기 위해 사랑했던 것을 버리고 도망간다 먼 훗날 오늘을 떠올릴 때 변명을 할 수 없지는 않다만 다만, 다만. 나중에 지금을 되새길 때 이유를 댈 수 없지는 않다만 다만, 다만. 돌과 부서진 나뭇가지를 모은다 바위와 커다란 나무토막을 모은다 그 무엇의 가치는 언제나 상대적이기에 기침과 가래가 섞여 호수 속으로 스며든다 호수의 물이 폐에 들어찬다 머지않아 머리까지 호수에 잠긴다 더는 걸을 수 없을 때까지 걸을 수 있는 축복이 내게 따르기를 기도하며 2022. 3. 3. 그럼 돼요 우리의 시간은 아름다웠으니 우리의 마지막도 아름답게 끝맺어졌으면 했는데 우리의 사랑도 아름다웠으니 우리의 작별도 아름답게 남겨졌으면 했는데 애틋한 그림들과 애꿎은 실망은 그대와 나의 거리를 넓히고 또 넓혀서 나는 애타게 웁니다 애달픈 사진들과 애꿎은 추억은 그대와 나의 사이를 벌리고 또 벌려서 나는 슬프게 웁니다 투박한 음악이 흐를 때, 낯선 공간이 미울 때가 되면 나를 떠올려주십시오 그대를 사랑했기에 그대를 황량하게 추억하는 나를, 그런 나를 부디 떠올려주십시오 2022. 3. 2. 3월, 감방의 노래 잊지 않겠습니다. 2022. 3. 1. 미안해 미운 너는 어디서 왔길래 내게 이리 밉게 남았나 싫은 너는 어느 곳에서 왔길래 내게 이리 싫게 살았나 우리의 아니, 우리가 아니, 우리는 우리라는 주어를 받쳐줄 부사조차 정하지 못하고 이렇게 우니 그대와 나를 명명할 그 어느 잘난 이름이 생겨도 울음이 그치지 못하리 서로에게 악을 쓰며 소리치고 슬픈 목소리로 꾀어봐도 우리는 우리를 알기에 그래, 우리는 우리를 알고 있기에 식은 음식에서 눈을 떼고 식어버릴 술을 마신다 식은 사랑에서 마음을 비우고 식어있는 술을 마신다 2022. 3. 1. 이전 1 ··· 56 57 58 59 60 6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