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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를 모아
눈사람을 만들려다
해가 뜨고 말아서
모두 녹아버렸어
두 손이 아직 차가운데도
손 틈새로 서리가 녹아 흘러
곧이어 사라질 냉기만을
주먹에 꼭 쥐어보네
눈은 하얗고
소금도 하얗지
소중한 것들이란
그 본래의 색이
원래 하얗기에
거울에 비친 내가
까맣게 보이는 것이
그 증거가 되겠지
알 수 없는 말로
눈물을 흥얼거리면
폐 속에 가득히 차오를
서리의 잔재
겨울이 오기 전에
이곳을 떠나야 해
따사로운 남쪽으로
그러지 못하면
얼어버리다가
오히려 내가
눈사람이 되어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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