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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kakaocdn.net/dn/czY2vF/btrMEifUO86/JF5W6k1S4X82ExzOn6xaIK/img.jpg)
하얀 캔버스에
물감을 덕지덕지 발라
하얀 곳이 없도록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를 정도로 엉망이지만
왜인지 안정을 주는
빈틈없는 캔버스
물감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른 물감을 바릅니다
물감들은 섞여
본래의 색을 잃고
전혀 다른 색으로,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변합니다
붓은 던져버린 지 오래,
두 손을 엉망으로 만들며
치덕치덕 물감을 문댑니다
끈적하게 물감이 잔뜩 묻은 캔버스와
그 앞에 선 어지럽혀진 나와
적막함이 대부분인 방
창 하나도, 시계 하나도 없어
지금이 몇 시인지도 모를
나의, 나의 방
이 그림은 끝이 나지 않아
나는 팔로 눈물을 닦다가
얼굴에 묻은 물감을 느끼며
허탈한 웃음을 터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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