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물감으로 그린 그림1 물감으로 그린 그림 하얀 캔버스에 물감을 덕지덕지 발라 하얀 곳이 없도록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를 정도로 엉망이지만 왜인지 안정을 주는 빈틈없는 캔버스 물감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른 물감을 바릅니다 물감들은 섞여 본래의 색을 잃고 전혀 다른 색으로,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변합니다 붓은 던져버린 지 오래, 두 손을 엉망으로 만들며 치덕치덕 물감을 문댑니다 끈적하게 물감이 잔뜩 묻은 캔버스와 그 앞에 선 어지럽혀진 나와 적막함이 대부분인 방 창 하나도, 시계 하나도 없어 지금이 몇 시인지도 모를 나의, 나의 방 이 그림은 끝이 나지 않아 나는 팔로 눈물을 닦다가 얼굴에 묻은 물감을 느끼며 허탈한 웃음을 터뜨립니다 2022. 9.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