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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by 장순혁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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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새벽을 지나고 있습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옷깃을 여미며
안갯속을 거닐고 있습니다

어스름히 피어나는 불꽃은 열기를 잃고
그 빛이 다하기 전 한 송이 꺾어내었습니다

잠시 앉아 쉬다 가기에는
이곳은 슬픔이 만개한 곳
두 다리를 바삐 놀리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입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스치듯 지나 보내고
그렇게 보내다 보니 보내서는 안 될 사람까지
지나가게 두었습니다

달빛마저 숨어버린 이곳을 지나고 있습니다
홀로 그저 혼자
끝이 없는 새벽을 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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