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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득 비어버린
공허한 마음에
구름이라도 채워볼까, 하고
하늘을 바라보면
어느새 구름마저 떠나가 버리네
텅 빈 하늘을 보며
후회하다 보면
이르게 뜬 낮달이 심술궂게
그림자를 비추어
채울 수 없는 갈증을 안아버리네
나태한 것과
나태할 수밖에 없는 것은
차이가 없어 보이기에
나는 나태함을 택합니다
부족한 것과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도
차이가 없어 보이기에
난 또 부족함을 택합니다
걱정하려고 사는 것이 아닌데
아파하려고 사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종일 울려고 사는 것이 아닌데
슬퍼하려고 사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애초부터 헛된 꿈을
나는 왜 아직도 꾸고 있는지
시작부터 틀린 나를
나는 왜 아직도 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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