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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피는 꽃과 함께
피어난 그대
그대의 향을 맡고
그대의 잎을 매만진다
참으로 아름답기에
남몰래 줄기를 꺾고
플라스틱으로 덮고는
책갈피로 쓰고 싶다만
그랬다가는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그대를 볼 수 없으니
나는 내 욕망을 억누르고
그저 꽃을, 그대를 쓰다듬는다
그러다 문득 드는 걱정은
봄 지나 꽃이 질 때
그대도 함께 지는 걸까
봄의 꽃과 함께 찾아온 그대이기에
봄의 꽃이 시들고 시들다가 사라지면
봄의 꽃처럼 그대도 시들다가 사라지는 건가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적어도 나만큼은 그대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계절들을 지나 보내며
그대가 피어났던 자리를 지키다가
다시 봄이 올 때
봄의 꽃과 함께 찾아올 그대가
이 자리, 이곳에서 다시 피어나
나와 마주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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